[도서산간] "똑똑한 식물학 잡학사전"을 읽으며
- 도서 분류 : 자연/식물학
- 작가 : 다나카 오사무 / 김수경 역
- 쪽수 : 264쪽
- 가격 : 18,000원
- 출판사 : 사람과나무사이
- 출판일 : 2024년 6월 15일
- 독서일 : 2025년 4월 23일
필자가 느낀 점
꽃잎은 왜 빨간색이고 노란색일까? 어린 시절부터 약학과 식물학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자연의 이치에 끊임없이 의문을 품었던 저에게 꽃의 색깔에 대한 질문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와 같았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며 식물과 유전학을 조금씩 배우고 식물이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을 접하면서 흥미를 느꼈지만, 깊이 있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문득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지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나 작동 원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도서관 신간 도서 목록에서 [똑똑한 식물학 잡학사전]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이 눈에 띄었고, 망설임 없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식물에 대한 A부터 Z까지를 친절하게 안내하는 백과사전과 같았습니다. 물론 식물학을 전공한 전문가의 시각에서는 부족한 내용도 있을 수 있겠지만,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 지식을 쌓기에 이보다 더 친절하고 상세한 책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식물이 어떻게 곧게 수직으로 자라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다른 식물에 기생하여 영양분을 얻는 기생식물, 동물의 사체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부생식물에 이르기까지, 평소 식물에 대해 궁금했던 다양한 질문들이 이 책 한 권에 모두 정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책 중간중간에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물에 대한 팁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원예용 식물과 식용 식물을 같은 공간에서 키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꽃의 개화 시간을 이용하여 시간대별로 다른 꽃이 피어나게 만드는 꽃시계, 겨울철에 꽃의 잎이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 당분 함량을 높이기 때문에 초봄 과일의 당도가 높다는 사실 등이었습니다.
식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움직이지 않는 존재로만 여겼던 식물들이 실은 매우 복잡한 구조와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생명체로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하물며 식물조차 이토록 정교한데, 끊임없이 움직이고 생각하는 동물은 또 얼마나 복잡하고 신비로운 존재일까요. 우리 몸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는 존재를 움직이고 살아 숨 쉬게 하기 위해 신체의 모든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적응하며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몸을 받았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제 저녁, 약간의 술과 함께 식사를 하고 돌아와서는 과자로 허기를 달랬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소중한 신체를 함부로 사용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밀려오면서, 오늘만큼은 꼭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생명공학이나 유전학에 깊은 관심을 두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 책은 자연스럽게 인문학적인 깊이 있는 질문들을 던지게 할 정도로 흥미로운 책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