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산간

[도서산간] "옆문 전략"을 읽으며

리덕토 2025. 5. 25. 09:15

  • 도서 분류 : 경영전략
  • 작가 : 라유진
  • 쪽수 : 268쪽
  • 가격 : 19,000원
  • 출판사 : 행성B
  • 출판일 : 2025년 1월 27일
  • 독서일 : 2025년 5월 16일

 

필자가 느낀 점

 

이 책의 제목이 한국어로는 '옆문(Side-Door)'인데, 영문으로는 'Hidden-Door'로 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부제목인 "사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생존 기술"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 틈새시장(퍼플오션)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고, 책 말미에 있는 '방법은 언제나 있다.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문구가 제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좌우명과 맞닿아 있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입버릇처럼 말하는 "빨리 가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도착을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임이야, 인생은."이라는 제 생각을 검증받을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첫 장을 펼쳤습니다.

 

이 책은 보통의 목표 달성 방식이나 사업의 정공법을 의미하는 '정문 전략'만을 고수하지 말고, 실패했을 때 보다 경쟁력이 높고 쉽게 생각하지 못할 '옆문'을 이용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각 장별 세부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탠스) 옆문 전략을 바라보는 자세: 흔히 '옆문 전략'이라고 하면 '치사하다' 혹은 '편법이다' 와 같이 부정적인 인상을 갖기 쉽습니다. 이 장에서는 혹시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옆문 전략이 생존을 위해 필요하며, 포기하지 않는 진취적인 태도임을 알려줍니다.
  2. (시그널) 옆문 전략이 필요할 때: 정공법으로 돌파하기 어려운 순간을 포착하는 방법과, 그렇게 찾아낸 옆문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합니다. 모든 장 중에서 저자의 경험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3. (옆문 오프너의 탄생): 1, 2장을 통해 옆문을 꼼수가 아닌 하나의 전략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옆문을 제대로 여는 법을 알려주는 장입니다. 옆문을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환경, 마음가짐, 경험과 연륜 등 필요한 조건들을 설명합니다.
  4. (옆문 전략의 아홉 가지 방법론): 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기승전결의 '결'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옆문 전략을 실제로 수행하기 위한 9가지 방법론을 다룹니다. 각 방법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나. 명료하게 말과 글로 전달하라: 옆문으로 들어간다고 미안해할 필요 없습니다. 명확하고 간결하게 말과 글을 통해 내가 원하는 바를 요구해야 합니다.
    • 둘. 기록과 데이터로 근거를 마련하라: 누적된 기록과 사건 일지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저자는 미국에서의 자전거 도난 사건을 예로 들며 기록과 근거가 어떻게 옆문 전략을 뒷받침하는지 설명합니다.
    • 셋. 말보다 행동, 지금 바로 실천하라: 옆문 전략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맞는 말입니다. 시작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 넷. 잘 우는 아이처럼 요구하라: 조용히 자라는 것을 '착한 아이'로 여기며 살아온 우리 한국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방법론일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소리 내어 알려야 합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도 전략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 다섯. 잘 웃는 아이처럼 마음을 전하라: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감정이 지닌 사회적 힘은 강력합니다. 옆문 전략을 사용하면서도 잘 웃는 사람이 되어, 상대방의 입장에서 진심을 다해 옆문의 잠긴 자물쇠를 열어야 합니다.
    • 여섯. 미래 기회의 씨앗을 뿌려라: '선행을 쌓으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소하게 쌓아온 선행들이 모여 자신에게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 일곱. 여집합 인맥으로 삶의 질을 높여라: 살면서 꼭 필요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외에도 우리는 많은 사람과 마주칩니다. 아침에 잠깐 인사하는 경비원 아저씨, 스쳐 지나가며 눈인사했던 경리 직원분들 등 이러한 '여집합' 인맥이 만들어내는 힘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여기서 '롱테일 법칙'이 생각났습니다.)
    • 여덟. 통념을 깨고 옆문 신호를 포착하라: 옆문은 정문보다 눈에 잘 띄지 않기 마련입니다. 기민하고 예리하게 주변을 살피고 관찰하여 경쟁 없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아홉. 기회의 순간을 준비하라: 이렇게 착실히 준비를 거듭했다면, 이후에는 전략을 실행하는 즐거운 단계만 남습니다. 그 순간이 올 때까지 자신의 무기를 준비하며 칼을 가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남아선호 사상이 팽배했던 부모님 세대에 딸로 태어난 '나'는 어쩌면 부모님의 옆문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라고 한 말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마주했을 차별적인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집필이라는, 남들은 한 번 이루기도 어려운 성과를 낸 저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옆문 전략은 이름은 다를지언정 효과적인 형태로 우리 곁에 늘 존재합니다. 옆문 전략을 통해 과업을 이루어낸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을 통해, 여러분도 '옆문'을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