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산간] "유대인의 상술"을 읽으며
- 도서 분류 : 마케팅/세일즈
- 작가 : 후지다 덴 / 이경미(역)
- 쪽수 : 288쪽
- 가격 : 18,800원
- 출판사 : 지니의 서재
- 출판일 : 2025년 2월 14일
- 독서일 : 2025년 5월 20일
필자가 느낀 점
사실상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들입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서 세계적으로 부를 축적한, 그야말로 '독종'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유대인의 상술]은 '긴자의 장사꾼'이라 불리는 일본의 기업가 후지다 덴이 유대인들과 교류하며 얻은 장사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의 사고방식과 성공 비결을 담아낸 책입니다. 때로는 독종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실리적이며, 그렇게 얻은 부를 자신과 주변을 위해 건강하게 사용할 줄 아는 그들의 매력적인 생활 습관과 사고방식(마인드셋)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처음 집필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며, 이번에 읽은 것은 재출간된 버전입니다. 그동안 비즈니스 환경과 돈에 대한 사회적 인식, 소비 패턴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책에서 마음에 들고 기억에 남았던 두 가지 글귀가 있는데, 먼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여성을 겨냥한 상품을 내거나, '입'과 관련된 상품을 내놓아라'라는 말이었습니다. 여기서 '여성을 겨냥한 상품'이라 함은 보석, 화장품, 미용 관련 상품을 의미하는데, 이는 과거 남성이 밖에서 돈을 벌어오고 여성이 가정 내에서 그 돈(캐시)을 관리했던 시대적 배경 때문입니다. 현대에는 이러한 역할 구분이 모호해졌고 남성 또한 주요 경제 주체로 부상했기에, 이 법칙이 반드시 통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어서 '입과 관련된 상품을 내놓아라'는 말은, '먹거리' 상품이 꾸준히 소비되며 발전하고, 과거와 달리 식재료가 풍족한 영양 과잉 시대에 모두가 미식가가 되어 끊임없이 음식을 소비하기 때문에 유망한 시장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여전히 어느 정도 유효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격언들을 절대적인 진리로 맹신하기보다는 여기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여성을 겨냥하라'는 조언은 '구매 결정권을 가진 사람의 관심을 끌어라'는 의미로, '입과 관련된 상품을 내놓아라'는 말은 '지속적인 소비가 발생하는 시장을 공략하라'는 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자영업자 폐업률이 75%를 넘어가는 요즘, 공급 과잉을 넘어 공급 포화 상태인 음식 관련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아무튼 유대인들의 사상과 심리를 잘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책 말미쯤에 소개된 한 유대인의 철학 이야기도 인상 깊었는데, 그는 많은 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호화로운 주택 대신 '자신의 남은 수명을 계산해보고' 그에 맞춰 아파트에서 산다고 합니다. 또 다른 유대인은 어린 자녀와 놀아주다가 '아빠를 믿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보렴!'이라고 말한 뒤, 아이가 뛰어내릴 때 일부러 받지 않고 떨어지게 내버려 둔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부모조차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냉정한 현실 감각을 가르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의 사실 여부나 자녀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차치하더라도, 기존에 제가 가졌던 돈과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하는 충격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처럼 시대가 흘러도 곱씹어볼 만한 지혜와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