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산간] "마음을 들여다 보면" 읽으며
- 작가 : 나다 이나다 / 김석중(역)
- 쪽수 : 216쪽
- 가격 : 12,000원
- 출판사 : 서커스출판상회
- 출판일 : 2017년 4월 20일
- 독서일 : 2025년 6월 15일
필자가 느낀 점
이 책의 부제는 '십대를 위한 불완전 심리 입문'입니다. 10대를 주 독자층으로 설정한 책인 만큼,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내용으로 알차게 구성된 책입니다. 번역가님이 초월 번역을 하신 것인지, 원서 자체가 감각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주제를 '보이지 않기에 비유로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왜 귀신이 무서운지와 같은 심리의 작동 과정에 대한 해석을 거쳐, 마지막 '자아'의 해석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어려운 용어 없이 마음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줍니다.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신기하게도 목차가 없습니다. 독서를 하기 전후나 독후감을 쓸 때 목차를 통해 책이 주장하는 바를 파악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사실 조금 불친절한 구성이었습니다. 각각의 장은 청소년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심리에 대한 상식(혹은 비밀이라고 해야 할까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지에서 오는 공포, 영역 다툼, 조건반사처럼 살면서 한 번쯤은 궁금했지만 그 원리는 몰랐던 내용들이 명쾌하게 해설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비단 10대뿐만 아니라, 심리학을 잘 모르는 어른들이 읽어도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이 책의 저자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심리학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독자로서, 이렇게 경쾌하고 명쾌한 문체를 가진 학자가 더는 세상에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어서 저자의 이름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다 이나다'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일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이름입니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에 이르러서야 이 이름이 스페인어로 '없다, 아무것도 없다(Nada, y nada)'라는 의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욕, 성욕, 권력욕 등 많은 것을 채워도 결국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떠날 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기에, 진정한 마음의 평온이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하며 독후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