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산간

[도서산간] "고기로 태어나서" 리뷰

  • 도서 분류 : 환경
  • 작가 : 한승태
  • 쪽수 : 464쪽
  • 가격 : 16,800원
  • 출판사 : 시대의창
  • 출판일 : 2018년 04월 27일 
  • 독서일 : 2022년 03월 02일

 

필자가 느낀 점

[고기로 태어나서] 우선 작가님께 감사하지 않고 책의 리뷰를 시작하는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식탁에 날마다 오르내리는 고기들, 그 고기들이 태어나고 자라며 생명이 끊어지는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자 작가님께서 직접 축산농가로 뛰어들어 일하면서 기록된 자료가 바로 이 [고기로 태어나서]라는 도서이다. 축산업계분들과 같이 일하면서 농장의 어두운 부분까지 진솔하게 써내려져 있고, 직접 동물의 목숨을 끊는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일까지 하시면서 이 도서를 만든 것에는 정말로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은 맨앞 작가의 말로 시작하여 닭편, 돼지편, 개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각 편들마다 최소 2개의 우리나라 농가를 방문하여 그곳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일하고 사장혹은 농장장과 이야기한 농장의 실태를 적고 있다. 닭편을 읽을 때 까지는 잔인하다라는 감정이 들었다. 좁디좁은 공간에서 짖눌리며 살고 태어난 병아리들은 필요없으면 그라인더에 갈리는(또 작가님 문체가 기가 막히시다. 유머 한 줌을 담고 있는데, 애달픔이 느껴졌다.) 그 동물들이 잔인하게 학대받는다는 생각을 해서 마음이 아려왔다.(동시에 맘X터치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어느순간 읽다보니 내가 내자신에게 세뇌를 하고 있었던거 같다. "근데 가축은 이렇게 길러야 수지타산이 맞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과연 내가 그들의 현장을 작가님처럼 눈앞에서 보았다면 같은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개편이 들어간것은 의외였다. 사실 식견행위는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하는 행위이고, 특정적인 세대에게 특정적인 시기에만 소요가 발생하는 고기인데, 농장의 단위까지 갈 일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책에 묘사된 개농장은 처참했다. 400마리 정도 되는 개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면서 살고 있었고(개들이 처리하는 음식물 쓰레기 양이 하두 많아서 관청에서도 개농장을 둘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그들이 어떻게 최후를 맞이하는지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님은 어떠한 편이 끝날 때마다 "언제나 XX의 밝은 면만을 보세요"라고 적어두셨다. 어쩌면 우리가 달의 뒷면을 모르고 알고싶어하지도 않는것처럼, 우리식탁위에 이 고기가 어떻게 나에게 왔고 이놈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줌의 관심도 없었고 생각도 해본적이 없다면 모르고 살았을 것을 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비건으로 전향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것이다. 다만 매일같이 내 몸에 들어가는 고기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오묘한 기분이 들거 같다.

 

한줄평

"자기 앞에 있는 고기를 보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