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분류 : 한국 에세이
  • 작가 : 박규옥
  • 쪽수 : 288쪽
  • 가격 : 15,800원
  • 출판사 : 몽스북
  • 출판일 : 2022년 2월 16월
  • 독서일 : 2025년 3월 10일

 

필자가 느낀 점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대, 손님이 왕(허나 짐은 황제이니라)이 되는 것이 옛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진상 고객'이라는 사회적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를 찌푸리게 만든다. 플랫폼 기반의 장사가 보편화되면서 별점 테러를 예고하고 과도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일상다반사이며, 음식이 단순하게 맛이 없거나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본사에 항의하는 밉상 고객들이 판을 치고 있는 요즘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어디일까? 나는 단연코 '편의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1) 나이 어린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자주 일하기도 하고(진상 출몰 이유 2) 우리 생활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가게이기에(진상 출몰 이유 2) 진상의 수준은 물론 다양한 유형의 진상들을 목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편의점이라고 생각한다.

본 도서 '싸가지 없는 점주로 남으리'는 GS25 편의점 사장님이 직접 겪은 사연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편의점의 일상과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문장을 다소 고상하게 적어두었지만, 내용은 결코 어렵거나 철학적이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표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사장님의 이야기가 참신해서 좋았다. 단순한 휴식을 위해 11년 동안 중국에서 살았다니! 이 이야기와 에피소드만으로 책 두 권은 거뜬히 나올 것 같은데, 세상에 나온 책이 편의점 이야기라니! 오히려 좋다. 세상에 중국에서 11년 동안 공부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기대감과 설렘 속에 책을 펼쳤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은 '정겹다'라는 것이었다. 정말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 에피소드를 사장님(아주머님) 입장에서 담담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책을 읽는다기보다 정겨운 어머니의 SNS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책에 등장하는 진상들을 보며 함께 욕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면 함께 웃음 짓게 되는 그런 매력을 지닌 책이다. 어쩌면 우리는 훌륭한 작가님을 GS25에 빼앗긴 것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한 번 이 GS25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당신의 책을 읽었으니 나는 갑이다'라는 태도가 아닌, 그저 고물가 저소비 시대에 힘겹게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의 노고에 공감하고 싶기 때문이다. 앞서 글을 읽는 것이 정겨운 어머니의 SNS를 보는 듯하다고 비유했는데, 이번 포스팅에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며 나는 작가님의 다음 포스팅을 숨죽여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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