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 히가시노 게이고 / 김난주(역)
- 쪽수 : 336쪽
- 가격 : 16,800원
- 출판사 : 재인
- 출판일 : 2014년 9월 26일
- 독서일 : 2025년 7월 9일
필자가 느낀 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 추리 소설계의 거장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가면산장 살인사건]이라는 책은 중학생 때 처음 학교 도서관에서 만났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이른바 '홍대병'이나 '힙스터 기질' 때문이었는지, 모두가 읽는 책은 피하고 싶은 괜한 반항심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을 의식적으로 피해왔고, 서른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이 책을 손에 잡게 되었습니다. 한창 유행할 때는 외면하다가, 그 열기가 식고 '고전 명작'이라 불릴 때가 되어서야 읽게 되다니, 저 역시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 책은 부유한 집안의 아내와 사별한 '다카하시'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는 아내와 사별한 후, 아내의 가족이 주최하는 산장 파티에 초대받습니다. 아내의 부모님, 사촌, 아버님의 비서 등 여러 인물이 모여 휴양을 즐기던 중, 산장은 은행 강도 2인조의 임시 대피처가 됩니다. 강도들은 "일행을 만나면 바로 떠날 테니 조용히 있으라"고 위협하고, 모두가 숨죽여 기다리던 와중에 일행 중 한 명인 '유키오'가 누군가에게 피습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별장에 침입한 강도들마저 혼란스러워하는 가운데, 유키오의 죽음과 아내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 가면으로 둘러싸인 산장에서 드러나면서 독자들을 진실로 이끕니다.
이 책에는 강력한 한 방의 반전이 존재합니다. 지금 보면 다소 예상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책이 발간되었을 당시에는 분명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 책이 명작으로 불리는지 알게 해준 책이었고, 이야기 외적인 구성 또한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 외국 소설은 등장인물의 이름 때문에 관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초반 인물 소개에서 외형을 상세히 묘사하여 현장을 시각적으로 상상하게 함으로써, 인물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명작이라는 이유로 피했던 제 자신이 후회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피했던 다른 명작 도서들(예: 「총, 균, 쇠」,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도 이번 기회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담이지만,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쓰다가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저 또한 책을 사랑하는 엔지니어로서, 언젠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들이 모여 좋은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독후감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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